투표와 하나님의 뜻


그동안 우리교회는 공석중인 목사님을 위해 기도하며 신임목사 선임과정에 있다.

3명의 후보자가 한 사람씩 교회에 와서 설교를 했고 인사위원회에서 1명을 선출하여 제직회에 내 놓는 단계에 와 있다.


그런데 사람을 뽑을 때는 누구를 뽑는가 보다는 어떻게 뽑는 가 그 과정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고 과정에 있는 것이다.

인사위원회가 끝나자마자 누가 누구를 적극 지지하여 누가 뽑혔다는 것이 소문으로 전 교회에 퍼진 것이다.

목사님을 선정하는 중요한 과정에서는 비밀투표를 하여 누가 누구를 지지했는지 누가 반대를 했는지를 모르게 해야 하는 것이다. 또 반대의사가 있는 사람도 말로는 하지 못했지만 자기 “표”로 의사표시를 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다.

또 지지하는 사람은 비교적 말을 많이 하게 되고 반대하는 사람은 입을 다물게 되는 것이다.

자기가 적극 지지하여 목사님이 오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은 시험에 들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 새로 오는 목사님이 적극 지지한 사람에게 목덜미를 잡히지 않고 올바른 목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단 이번 인사위원회는 불법은 아니라 해도 과정이 아주 교회답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것이 제직회로 넘어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 사람은 만장일치를 좋아한다.

그런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과연 만장일치가 좋기만 한 것일까?

제직회에서 사회자가 목사 선임 안을 내 놓았다고 하자.

한국 사람이 하는 회의의 모습은 뻔하다.

그저 말로 “이의 없지요?” 해놓고 마무 말 없으면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것을 “어물 어물 만장일치”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어물 어물 만장일치”는 절대로 민주주의의 꽃이 될 수 없다.


오랫동안 기도하던 신임목사 투표, 이는 장로 투표보다 더욱 중요하다.

대상이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말할 필요도 없이 투표용지 돌려서 제직으로 하여금 자유로운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만장일치가 될 수도 있고, 반대표가 어느 정도 나올 수도 있고, 반대표가 많아서 부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직의 선택이다.

이렇게 해야 새로 부임하는 목사님이 떳떳하다.

몇년 전 전임목사 위임과 나의 원로장로 투표를 했는데 이 때 바로 "어물어물 만장일치"를 하였다.

정정당당하게 투료를 해서 결정하지 않은 것이 항상 마음에 불쾌하다.


오늘이 목요일이니 4일 후, 8월14일 주일예배 후에 제직회를 할 모양인데 과연 어떤 과정을 거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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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4일 주일에 희안한 일이 벌어졌다.

권사 한사람이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연판장을 돌리고 서명을 받은 것이다.

이유는 어떻든 인사위원회가 결정한 다음 제직회에서 자유스러운 찬반 토론을 한 후 표결에 들어간다는 확신이 있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제직회에 가면 과거의 예를 보아 "어물어물 만장일치"가 될 것 같으니 이러한 돌출행동이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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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Joo-min 2011. 8. 11. 15:20